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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 형제-하나님의 임재 안에 평생을 산 사람

  • 이은아 목사
  • 2024-02-02 14: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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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 형제-하나님의 임재 안에 평생을 산 사람

https://youtu.be/YDVpkyhUIFM?si=bdsjXML63YCabidu

 

 

로렌스 형제는 1605년 프랑스 로렌느 지방에서 출생했습니다. 그의 본명은 니콜라 에르망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신실한 가톨릭 신자로 가난하지만 훌륭한 인품을 지닌 분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니콜라를 신앙으로 잘 양육하였습니다. 니콜라가 태어난 시기는 엄청난 종교적 불안의 시대였습니다. 당시 프랑스는 16세기 종교개혁으로 인해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었습니다. 위그노라 불리던 프랑스 신교도들은 1530년대 이후 급속하게 성장했고, 가톨릭 교도였던 프랑스 왕실은 이들에게 위협을 느껴 강경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곧 신교도들을 향한 핍박이 시작되었고, 이후 프랑스 가톨릭교도와 위그노 사이에는 오랫동안 피를 흘리는 무력 충돌이 계속됐습니다. 두 세력 간의 불안한 휴전만이 잠시 동안 조성될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자란 니콜라는 종교적 핍박을 직접적으로 겪을 일은 없었지만 신앙 양심에 충실했기 때문에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니콜라는 30년 전쟁이 일어났을 때 군에 입대해 전투에 참가했습니다. 많은 분쟁이 있었던 로렌느 지역에서 전투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프랑스 군대의 일원이었습니다. 한 번은 니콜라가 프랑스로 진격해오는 독일 군대의 포로로 잡혀갔습니다. 그들은 니콜라를 스파이라고 생각하여 교수형에 처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은 스파이가 아니라고 항변하는 한편 죽을 만한 죄는 짓지는 않았지만 죽을 준비는 되어 있다고 대답하였습니다.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인내와 평정심을 잃지 않는 니콜라의 말을 들은 독일 군대의 장교들은 그를 풀어주었습니다.

얼마 후에는 스웨덴 군대가 로렌느 지방을 침입하여 랑베르 빌레라는 작은 마을을 공격했습니다. 니콜라는 그 전투에서 부상을 입었으며, 이때의 부상으로 일평생 한쪽 다리를 절게 되었습니다. 그는 전투가 끝난 뒤에도 고통스러운 회복의 과정을 오랜동안 겪어야 했습니다.

 

1623년 그는 지방의 회계사 피우베르씨 밑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니콜라는 열심히 살지도 않고 또 삶을 포기한 것도 아닌 어설픈 사람으로 살아갔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 시기에 하나님과의 관계가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8살이 되던 1623, 마침내 하나님께 항복하게 되었습니다. 이 순간을 그는 이렇게 묘사하였습니다.

겨울에 잎사귀들이 벗겨진 한 나무를 보았다. 나무를 보며 조금 있으면 잎사귀들이 다시 생겨나고, 그다음에는 꽃들과 열매가 맺힐 것을 상상 속에 그려보았다. 그 순간 나는 하나님의 섭리와 능력에 대한 강렬한 체험을 했다. 이 체험은 나를 세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하나님께 대한 큰 사랑으로 불붙게 했으며, 그 이후로 영혼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을 깊은 깨달음이었다. 물론 그가 한 번의 체험으로 완전한 은혜의 삶으로 들어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세상과 하나님 사이에서 치열한 내적 갈등을 겪기도 하였고, 친구들과의 관계를 은근히 그리워하곤 했습니다. 군대 생활과 이전에 경험했던 정욕적인 삶의 기억들이 그를 괴롭혔습니다. 그러나 진리의 능력은 그를 사로잡았고, 마침내 세상에서의 삶에 만족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무엇보다 그를 사로잡은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였습니다. 십자가의 겸손이 이 세상의 모든 찬란함보다 더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니콜라는 지난날의 죄를 참여하며 정직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간절히 찾았습니다.

 

그때 그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니콜라의 가까운 지인 중 귀족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조건을 가지고 있었지만 스스로 늘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자신이 소유한 수많은 재산도 그에게 기쁨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는 오직 하나님만이 자신의 영혼을 만족시킬 수 있음을 깨달았고,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의 부귀영화보다 복음을 위해 가난하게 사는 삶을 더 귀히 여기신다는 것을 깨닫고 은둔자의 삶을 선택했습니다. 이에 니콜라는 그 귀족의 후원을 받아 광야에서 홀로 사는 은둔자의 삶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신앙의 초보자인 니콜라에게 은둔의 삶은 그닥 좋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감정에 변화가 오거나 하나님께 대한 믿음이 약해질 때마다 니콜라는 흔들렸습니다. 니콜라는 자신을 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감정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기초한 규칙을 기준으로 온전한 헌신의 삶을 사는 수도원에 들어가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1951년 그의 나이 50세에 파리에 있는 맨발의 가름의 수도원에 들어갔습니다. 그곳에 수련 수사가 되어 부활의 로렌스 형제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고 주방에 들어가서 수련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처음에 주방 일을 하면서 별다른 즐거움을 얻지 못했습니다. 주방 일은 그의 천성과는 맞지 않았습니다. 단지 하나님께서 자신의 부족함을 고치기 위해 이곳으로 부르셨다고 생각하며 마지못해 주어진 일을 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천해 보이는 이 일은 그저 자신의 죄를 용서받기 위한 고통스러운 행위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시간이 몇 년 남짓 흘렀을 때 그에게 새로운 은혜가 임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자신의 환경이나 일 자체에 집중하지 않고 그 안에 임재하시는 하나님께 집중하기로 한 것입니다.

 

로렌스는 거창하고 훌륭한 일이 아닌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을 하나님을 향한 사랑으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후라이팬으로 계란 후라이를 뒤집는 것도 하나님을 사랑하기 위해서 했습니다. 그러자 그에게 비천해 보이던 일들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을 사랑하기 위해서 하기 시작하자 힘들기만 했던 일들이 즐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수도원 한 구석에서 묵묵히 허드렛일을 하고 있던 로렌스 형제에게 일어난 작지만 큰 변화는 곧 수도원의 모든 형제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남다른 품행은 동료들에게 모범이 되었습니다. 수련 수사들을 지도하는 감독은 이 소식을 듣고 그의 진정성을 시험하기 위해 다른 임무를 부과하였습니다. 로렌스 형제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이전과 같이 신실하게 수행하였습니다. 한 번은 어떤 형제가 찾아와 수도원에서 그를 내보내려 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로렌스 형제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손 안에 있습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기쁘신 뜻대로 행하실 것입니다. 여기서 제가 하나님을 섬기게 되지 못한다면 다른 곳에서 하나님을 섬길 것입니다.” 그렇게 몇 해가 흘러 로렌스 형제는 이제 정식으로 수도사 서원을 하고 맨발의 가르멜 수도회의 평수사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 안에 사는 그에게 늘 천국 같은 시간만 지속되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에게도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로렌스 형제는 자신의 과거의 죄를 생각하다가 두려움에 빠지곤 했습니다. 자신과 같은 형편없는 사람은 하나님께 은혜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자 하나님께 나아갈 용기를 잃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오해는 그의 심령에 숨을 막히게 하였습니다. 그는 지옥의 고통 속에서 헤매었습니다. 이때 그는 자신의 처소 옆에 있던 한적한 장소를 종종 찾아가 자신의 마음을 토해냈습니다. “주님, 저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만을 원합니다. 저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그러나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는데도 그의 마음에 두려움이 없어지기는커녕 더욱 심해져만 갔습니다. 그의 처지는 광풍 속에 침몰될 위기에 처한 배와 같았습니다. 하나님은 그를 곧바로 건져주실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기도를 해도 기쁨이 없었고, 고통을 참아도 영혼의 두려움과 괴로움의 시간은 계속되었습니다. 이때 그는 겸손과 인내로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였습니다. 자신은 이러한 고난을 받아도 합당한 죄인이오니 주님께서 주시는 고난이라면 달게 받겠다고 고백하였습니다. 기도 시간을 절대 빼먹지 않았고,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기 위한 노력들을 결코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성전에서 밤을 지새우며 기도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십자가 앞에서 기도를 드리다가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오로지 하나님을 향한 사랑 때문이며, 지금도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는 즉시 이러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주님 저는 심이 추악하고 비참한 죄인입니다. 당신의 무익한 종입니다. 그러한 제가 고통 받는 것이 하나님의 기쁘신 뜻이라면 남아있는 생애 동안 아니 영원히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모든 고통을 견뎌내겠습니다. 제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이제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저는 하나님을 사랑하기 위해 살아가겠습니다. 이것이 저의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주님 저의 모든 것을 당신께 맡깁니다.”

그러자 하나님의 빛이 그의 영혼을 비춰주시기 시작하였고, 그 빛은 그의 영혼의 모든 두려움과 걱정을 떠나가게 하였습니다. 수년간 그를 괴롭히던 고통은 떠나갔습니다. 이제 더 이상 자신의 죄를 주목하지 않았고, 오로지 하나님께만 그의 시선을 고정하였습니다. 이전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할 때 땅에 떨어진 지푸라기를 하나 줍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이때의 상태를 한 수녀에게 이렇게 편지로 기록하였습니다.

지금 제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제 저에게는 고통도 없고 두려움도 없습니다. 저는 모든 일에서 그분의 뜻을 이루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들을 제게 해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모든 것이 꿈처럼 덧없이 지나가는 이 세상은 더 이상 제 친구가 되지 못합니다. 저의 생활은 하나님께 순전히 집중하며 그분과 고요하고 내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이제 로렌스 수사의 본업은 겸손함으로 하나님의 임재 안에 머무는 일이 되었습니다. 로렌스 형제의 이러한 모범은 많은 형제들에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누구라도 그를 보기만 하면 하나님의 임재를 연습하는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또 하나님의 임재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인이 죄를 이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하나님의 임재를 연습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연습을 습관화하려면 단순한 결심과 용기만 있으면 된다고 형제들을 독려했습니다. 주방은 수도원에서 가장 힘든 곳이자 하나님께로 마음을 고정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편견은 글을 통해 깨졌습니다.

그는 부엌 일이 아무리 바쁘고 어려워도 심지어 두 사람이 하던 일을 혼자 하게 되더라도 급히 서두르는 법이 없었습니다. 언제나 침착하고 평온하게 맡겨진 일을 해냈습니다. 저에게는 일하는 시간이 기도 시간과 다르지 않습니다. 주방의 소음들과 달그락거리는 소리 속에서 몇 사람이 동시에 여러 가지를 요구할 때에도 저는 성전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것처럼 깊은 고요 속에서 하나님을 소유합니다.

 

로렌스는 한 번은 부르고뉴로 심부름을 다녀왔습니다. 수도원에서 쓸 포도주를 사러 갔는데 이런 일은 그로서는 아주 난감한 업무였습니다.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은 그의 적성에도 맞지 않았고, 게다가 배편을 이용하지도 못하고 불편한 다리로 포도주 통을 직접 굴리며 걸어서 다녀와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 일에 대해 걱정하거나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저 하나님께 단순한 마음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주님 이 일은 당신의 일입니다. 그러니 모든 일이 순탄하게 잘 풀렸습니다.” 똑같은 일로 오베르뉴 지방에 간 적도 있었는데 그때도 결과적으로 아주 잘 해결되었다고 했습니다. 이와 같이 그가 수도원의 주방에서 일하는 15년 동안 모든 일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행하고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기도할 때 모든 것을 수월하게 해낼 수 있었습니다. 로렌스 형제는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형제들의 가르침을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주저하지 않고 전했습니다. 그의 가르침은 세상적인 지식을 많이 가진 형제들이 아니라 많이 깨닫지 못한 어수룩한 형제들에게 주로 향했습니다. 지식을 자랑하는 몇몇 사람들은 오히려 그의 앞에서 입이 다물어져 돌아가곤 하였습니다. 그의 형제들에게 아무것도 감추지 않고 자신이 지닌 가장 아름다운 비밀과 하나님의 지혜의 보화를 다 펼쳐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면 형제들은 그와 대화하는 동안 하나님의 사랑으로 가득 찼고, 그에게 배운 진리를 실천하려는 마음으로 가득 차서 돌아가곤 하였습니다. 로렌스 수사는 형제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자신이 젊은 시절에 시간을 허비했던 것을 후회하며 종종 다음과 같이 말하곤 했습니다.

저는 주님을 너무 늦게 사랑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젊은 시절에 하나님을 섬기는 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형제 여러분은 저의 정직한 고백을 잘 들으시고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말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아직 젊습니다. 여러분의 모든 시간을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에 바쳐보세요. 만약 여러분이 지금 듣고 있는 말을 누군가 제게 해주었다면 저는 그 귀한 시간들을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 데 낭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여러분 제 말을 귀담아 들으세요. 여러분의 인생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며 보내지 않은 하루는 잃어버린 날로 여기십시오.”

로렌스 형제는 수도원에서 정한 기도 시간과 일상의 다른 시간을 구별하지 않았습니다. 정해진 기도 시간은 그에게 있어 동일한 훈련의 연속일 뿐이었습니다. 그는 수도원에서 잠시 임무를 떠나 기도와 묵상에 몰두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권할 때면 잠깐 쉬는 시간을 갖기도 했지만, 스스로 그런 시간을 특별히 요청하지는 않았습니다.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그에게 장소는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신을 영적으로 이끌어줄 지도자를 별도로 요청하지도 않았습니다. 영적으로 힘들어질 때 누구에게도 조언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하나님께서 자신과 함께하신다는 유일한 지식과 믿음을 안내자로 삼아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을 위해 행동하고 또 하나님을 위해 사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로렌스 형제가 처음부터 기도 생활을 잘하였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수도 생활 초기에 그는 잡념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애를 쓰다가 또다시 잡념에 빠져드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수도원에서 정한 기도 시간을 다 보내곤 했습니다. 얼마간 묵상을 하곤 했지만 그 시간이 끝나면 무엇을 기도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최대한 자주 하나님을 생각하도록 노력했습니다. 작지만 이 거룩한 훈련에 조금씩 익숙해졌습니다.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마음으로 짧게 드리는 기도를 자주 되풀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저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언제나 하나님과 함께 있고자 하였습니다.

로렌스 형제는 아주 단순한 자세로 하나님과 동행하였습니다. 어떤 선행을 실천했을 경우에는 하나님께 바로 고백하였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능력을 주시지 않으면 제가 이 일을 행할 수 없습니다. 또한 실패했을 때에도 솔직하게 고백하였습니다. 주님께서 저를 혼자 내버려두시면 저는 다음에도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만이 저의 넘어짐을 막을 수 있고 실수를 바로잡으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말씀드리고는 더 이상 그 문제로 불안해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기독교인들은 신앙생활을 할 때 영적인 행위와 훈련에 집착합니다. 그러나 로렌스 형제는 이 모든 것들의 목적은 오직 사랑으로 하나님과 연합하는 곳에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가장 유익한 영적인 훈련이란 모든 일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하는 사랑의 실천이며, 이 길이 예수님을 닮아가는 가장 빠른 성화의 길이라고 하였습니다. 만약 우리가 금식이나 봉사, 선행 등 아무리 좋은 영적 행위들을 다 실천한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을 향한 사랑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면 하나님께 조금도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없으며, 단 한 가지의 죄도 사함 받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죄사함을 받으려면 괴로워하거나 염려하지 말고 온 마음을 다해 그리스도를 사랑하며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의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순결한 사람들을 택하여 일하기도 하시지만, 종종 가장 추악한 죄인들을 택하사 말할 수 없는 은혜를 베풀어 주신다고 하였습니다.

 

로렌스가 자주 편지를 보냈던 이들 중 한 사람이 보포르의 수도원장이었습니다. 그 수도원장과 로렌스 형제는 15통의 편지를 주고받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지속적인 하나님의 임재에 마음을 집중함으로써 로렌스 형제가 배운 것에 관하여 네 차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수도원장은 그 대화들을 기록하였고, 후에 그것을 편집하여 서신들과 함께 묶어 오늘날 하나님의 임재 연습이라고 알려진 책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제게 어떻게 해서 하나님의 임재를 의식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는지 물으셨지요. 제가 당신에게 들려드릴 수 있는 말은 이것입니다. 많은 책에서 하나님께 가는 다양한 실천 방법들이 나오지만 저에게는 그것이 도움이 되지 않았고, 오히려 저를 당황스럽게 하였습니다. 저의 소원은 온전히 하나님의 것이 되는 것, 오직 이 한 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단하였습니다. 저의 모든 것 되시는 분께 제 모든 것을 드리기로 말입니다. 이제 저는 세상에 하나님과 저밖에 없는 것처럼 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때 저는 자신을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엎드린 가여운 죄인으로 여기기도 하였고, 또 어느 때는 자상한 아버지의 품에 안긴 자녀로 바라보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할 수 있는 한 자주 하나님을 경배하고 그분의 거룩한 임재 안에 저의 시선을 고정하였습니다.”

물론 이 훈련이 쉽고 즐거운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훈련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어떤 어려움 가운데서도 이 훈련을 계속해 나갔습니다. 본의 아니게 주님이 아닌 다른 곳으로 제 마음이 향할 때에도 저는 당황하거나 조바심을 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연습하는 이 훈련을 제 본업으로 생각하고 마치 하루 전체가 정해진 기도 시간인 것처럼 여겼습니다. 순간순간 하나님에 대한 생각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차단하였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오로지 하나님과 함께하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이며 살아오다 보니 이제 하나님의 임재 안에 살아가는 것이 제게 매우 익숙합니다. 하나님의 임재 안에 살아가는 삶은 얼마나 기쁘고 즐거운지요. 때로는 제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기쁨이 몰려옵니다. 가끔 제가 하나님의 임재를 의식하는 것을 읽기라도 하면 하나님은 즉시 저의 내면에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저는 사랑이 가득한 시선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며 고백 드립니다. ‘하나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저는 온전히 주님의 것입니다. 주님의 기쁘신 뜻대로 제게 행하시옵소서.’ 그러면 곧 사랑의 하나님은 저의 고백에 흐뭇해하시며 영혼 가장 깊은 곳에서 편히 쉬며 거하십니다.”

사랑하는 원장님 우리의 영혼의 눈은 멀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안에 이토록 귀한 보화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너무나 째째한 것에 만족하려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작은 정성이라도 드리면 그 보화를 취할 수 있을 텐데 우리는 오히려 그분의 은혜가 흘러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하나님의 은혜의 폭포수를 차단하지 맙시다. 우리 마음속에 둑을 허물어내고 하나님의 은혜가 넘쳐흐르도록 길을 냅시다. 어쩌면 우리에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죽음이 우리를 바짝 따라오고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단 한 번뿐인 기회입니다.” 로렌스 형제는 이렇게 상담을 하며 자신의 일상생활 속에서의 신앙과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가르쳐 나갔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주방의 임무도 계속해서 성실히 수행해 나갔습니다.

 

그는 부엌에서 일하는 동안 수도원의 가난한 살림살이 안에서 할 수 있는 한 형제들의 육신의 건강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기쁘게 섬겼습니다. 그는 부엌에서 일하는 모든 수련 수사들에게 이런 섬김의 자세를 심어주었습니다. 또한 힘닿는 대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왔으며 그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격려하였습니다. 로렌스 수사는 평생 장애와 질병을 안고 살아갔습니다. 전쟁의 후유증으로 인해 좌골 부위에 통풍을 안고 25년간 다리를 절며 살았습니다. 더욱이 다리에 궤양이 발생하여 극심한 고통을 견뎌야 했습니다.

노년에는 그를 특별히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세 가지 질병을 앓는 고난을 허락하셨습니다. 일생 동안 그는 인내의 사람으로 살았지만 노년에 그가 보여준 인내심은 실로 놀라웠습니다. 첫 번째 질병을 앓을 때 그는 속히 하나님 곁으로 가기를 소망하였습니다. 자신의 체온이 점점 떨어지는 것을 느끼며 의사에게 말했습니다. 선생님의 치료로 많이 호전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제 행복을 지체시키고 있을 뿐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질병을 앓을 때는 살든지 죽든지 오로지 하나님의 뜻에 따라 되기를 소망하였습니다. 세 번째 질병을 앓을 때 그는 이제 하나님 나라에 갈 때가 가까워 옴을 느끼며 시종일관 기뻐하였습니다. 그는 오래전부터 하나님 곁에 가기를 갈망해 왔기 때문에 그 순간이 다가오자 더욱 기뻐하였습니다. 그는 죽음 앞에서 전혀 요동하지 않고 편안하고 담대하게 맞이했습니다. 특히 통증이 극에 달했을 때에는 얼굴과 목소리에 기쁨이 넘쳤습니다. 오히려 그의 병문안을 온 형제들이 그가 아프지 않은지 물을 정도였습니다. 로렌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사실 저는 무척 아픕니다. 특히 옆구리에 늑막염 통증이 아주 저를 괴롭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영혼은 아주 행복하고 만족스럽답니다.” 한 형제가 물었습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형제님을 10년간 더 아프게 하신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가 대답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라면 10년이 아니라 심판의 날까지도 기꺼이 고통을 받을 것입니다. 저는 그분이 계속해서 저를 은혜로 도와주시고 기쁘게 감당하도록 하실 것을 소망할 뿐입니다.” 마지막까지 로렌스 형제의 소원은 하나님의 사랑을 위해 고난을 감당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께서 질병을 허락하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였습니다. 가끔 도와주는 형제들이 그의 자세를 오른쪽으로 돌리려 하였는데, 이것은 그에게 더 큰 고통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상태로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를 지켜보던 한 형제가 통증을 덜어주기 위해 몸의 방향을 돌려주려 하자 그는 두 번씩이나 거절하며 말했습니다. “형제님 정말 고맙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조금만 더 참게 해주세요.종종 고통이 엄습할 때면 그는 소리치곤 했습니다.

나의 하나님 저의 연약함 중에서도 당신을 찬양합니다. 아주 작은 고난이지만 주님을 위해 받을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주님과 함께 고통 받고 주님과 함께 죽게 하옵소서.” 그는 시편 51편의 말씀을 외우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옵소서.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옵소서.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게 회복시키시고 자원하는 심령을 주사 나를 붙드소서.

로렌스 형제가 이 땅의 삶을 마칠 시간이 다가왔을 때 그는 자주 외쳤습니다. “! 믿음, 믿음이요.” 어느 날 한 형제가 다가와 물었습니다. “형제님! 히브리서 1031절에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손에 빠져 들어가는 것이 무서운 일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죽었을 때 하나님의 사랑을 받을지 아니면 영원한 심판을 받을지 우리는 아무도 자신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죽는 것이 두렵지 않으십니까?그는 대답했습니다. “네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헛된 두려움 때문에 굳이 그 사실을 알려고 하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것입니다.

한 번은 간호하는 형제들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묵상하기 위해 혼자 있는 시간을 조금 허락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난 뒤 형제들은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천국에서 영원히 할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온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찬양하며 예배하고 사랑하는 일입니다.” 오로지 하나님을 찬양하고 사랑하며 나머지 것은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모든 소명과 의무의 본질이 아니겠습니까? 어떤 수도사는 자신도 로렌스 형제처럼 기도하고 싶다며 참된 기도의 영을 주시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로렌스 형제는 참된 기도의 영을 받으려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해야 하며 지금 맡겨진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것이 그의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다음 날 1691210일 월요일 오전 9시 로렌스 형제는 고요히 주님 품으로 떠났습니다. 마치 잠든 사람처럼 평온하게 천국으로 떠났습니다. 그의 책 하나님의 임재 연습은 1692년에 초판이 발간된 이후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3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신앙의 길을 찾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로렌스 형제는 기발한 교회 성장 프로그램의 개발자가 아니었습니다. 저명한 신학 교수나 성경 박사도 아니었습니다. 아주 단순하고 투박한 시골뜨기였던 로렌스 형제, 그가 하나님께 이르는 가장 빠른 지름길을 터득하였습니다.

하나님을 위해 거창하고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닌 그저 단순하게 하나님을 바라보며 즐거워하는 것임을 알려주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날마다 연습하고 훈련하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가장 좋은 길임을 알려준 로렌스 형제. 그의 삶과 가르침은 앞으로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밝은 길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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